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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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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서울아산병원 의공학연구소장 최재순입니다.

요즘 한국 나이, 만 나이, 번거로운 관습을 버리자는 얘기들도 있는 것 같은데, 올해는 저희 연구소가 만으로 열살이 되는 해입니다. 자료를 간략히 뒤돌아 보니 감사하게도 큰 성장과 발전이 있었습니다.

 

집계가 있는 2014년에 특허 출원 21건, 등록 4건, 기술이전 계약은 3건이었던 것이, 작년 2021년에 특허 출원은 144건 (685%), 등록은 108건 (2700%), 기술이전 계약은 20건 (667%) 로 성장하였고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성장율도 괜히 덧붙여 보았습니다), 국책과제는 지난 2016년 44건 85억 4,100만원에서 작년 120건, 232억 7천만원으로 세배 가까이 증가하였습니다.

 

사실 저희 연구소가 뭔가 대단히 역할을 했다기 보다는, 저희 병원에 계신 많은 뛰어난 연구자분들이 그간 의공학과 의료기기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진심어린 노력을 다하여 주신 성과가 모인 것입니다만, 원내에서 이러한 관심과 활동이 성장하는데에 정보와 지원의 구심점으로서 부끄럽지 않은 역할을 한 것으로 자부해 보고도 싶습니다. 더욱이 병원 내 연구소로서 제한점과 난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루어진 결과여서 더욱 뜻 깊다고 생각합니다. 


외부 환경도 역시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로봇, 3D 프린팅,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 디지털 치료제, 디지털 트윈, 메타버스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숨가쁘게 기술의 트렌드가 격변하여 왔습니다.

 

제 짧은 기억에 그 기획의 태동이 2010년경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범부처 의료기기 개발 사업도 2020년 드디어 출범하여 우리나라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의 대전환점이 새겨졌습니다. 과거에 실험실 연구에 그치던 의료기기 연구개발의 수준이 지난 10년간의 정부의 꾸준한 의료기기 실용화 지향과 지원을 바탕으로 차별적 원천기초기술은 물론 임상 실용화 연구개발도 자리를 제대로 잡은 것 같습니다. 직접 우리 기술로 개발한 의료기기의 다양한 임상시험과 임상평가가 이제 익숙한 장면이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창업, 스타트업 열풍과 민간의 대규모 투자가 연계되어 의료기기 품목허가는 물론 나아가서 보험 등재의 이슈까지도 구체적이고 익숙한 고민이 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의료기기 분야에서 지난 10년간 일어난 이러한 첨단 기술 트렌드의 급변과 국산 의료기기 임상 실용화의 본격화가, 병원 임상 현장 전문가 중심, 특히 글로벌 수준의 첨단 임상 기술이 구현되고 있는 서울아산병원을 모선으로 하는 연구소인 저희 연구소가 짧은 기간에 큰 성장을 이루고 역할 할 수 있었던 배경이 된 것으로 여겨집니다. 

 


지난 10년에 이은 다음 10년의 출발을 앞둔 지금 저희의 여러가지 활동들을, 그 다음을 두루 생각해 보게 되는데, 첫 단추는 ‘개발단’입니다.

 

저희 연구소의 조직 중에 ‘개발단’이라는 것이 있는데 일종의 공동연구자 집단 같은 것입니다. 유사한 분야의 연구를 하시는 선생님들이 정보와 경험도 공유하고 공동 과제 추진 등도 도모하실 수 있도록 연구자 집단을 구성하여 보다 효과적으로 지원하고자 하는 취지로 만들어진 것인데, 생각처럼 잘 효과를 발휘해 오고 있지는 못하여 고민이 있어왔습니다. 따로이 내부 연구비를 지원해 드리는 것도 아니고 뭔가 애매한 자리 매김이라 그냥 없애야하나 싶은 생각도 있었습니다만, 앞서 말씀드린 지나 온 10년간의 변화와 성장을 되돌아 보니, 오히려 이것이 우리의 다음 도약의 발판이요, 아직 활용을 제대로 하지 않은 중요한 도구의 하나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관심은 날로 과중해지는 임상 업무의 부하 가운데서도 꾸준하게 의공학과 의료기기에 관심을 갖고 새로운 연구와 개발을 도모하고 있는 신진 연구자 분들의 효과적인 성장을 돕는 것인데, 개발단 조직이 이러한 인큐베이션의 요람이 되어야하겠다 싶습니다.

 

나아가서는, 규모있는 집단 연구를 계획하기도 하고 공동연구의 경험을 쌓을 수도 있는, 세부적인 목적지향의 연구자 집단을 일구어 낼 밑바탕을 그려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뜻은 좋지만 계획은 아직 구체적이지 않아서 조바심이 다소간 있습니다만,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연구소 회의에서, 훌륭하게 성장한 각 교수님들의 연구실 소개를 차례로 들으면서 우리의 넓고 든든한 바탕 역량을 재확인하고, 이 보석같은 구슬들을 잘 꿰어낼 틀로 자연스럽게 생각을 키워 나갈 것을 시작으로 삼아보려합니다. 


저희의 지난 1년을 담은 연보를 얼마 전에 공유드린 바 있고, 이제 그 중 또 가까운 반년의 클로즈업을 담은 이번 웹진으로 다시 인사드립니다. 소년기를 갓 벗어나 이제 꿈많은 사춘기에 드는 사람의 나이 시기와 무척 비슷한 느낌도 드는데, 풍부하고 자유로운 고민과 과감한 좌충우돌의 도전을 활기찬 사춘기와 같은 동력으로 삼되, 그러나, 바른 방향으로 자라가면서 나아갈 수 있도록, 끊임없는 관심과 준엄한 지도편달을 부탁올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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