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내 산화철 나노입자 분해와 특이적 세포사멸 조건 규명 논문정보
약물 전달에 응용되는 산화철 나노입자는 세포에 유입된 후 세포소기관과 상호작용하면서 다양한 변화와 소멸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러나 기존의 단순 형광이미징 플랫폼을 통하여서는 세포 내 나노입자의 집단적 분포만 알 수 있어서 단일 나노입자의 분해 과정, 분해 시점, 세포사멸이나 약물 전달을 유도하는 조건 등을 밝혀 내기가 어려웠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의공학교실 백찬기 · 김준기 교수는 UNIST(울산과학기술원)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주진명 교수팀과 함께 초고해상도 공초점 현미경, 전자 현미경 및 고감도 형광검출 기술을 통합하여 세포 내부에 유입된 산화철 나노입자의 시간에 따른 위치 변화와 분해 과정을 단일 입자 수준에서 정밀 분석하였다.
연구팀은 HeLa세포에 RITC 염색약을 포함한 산화철-실리카 나노입자가 든 배양액을 공급하여 일정 시간동안 배양하였다. 덧붙여, 자연적으로 주입되는 산화철 나노입자와의 대사 과정 차이점을 알아내기 위하여 전기천공법을 사용하여 산화철 나노입자를 물리적으로 주입하였다.
그 결과 세포로 자연 유입되는 산화철 나노입자는 세포막 및 엔도솜을 통해 유입된 후 시간에 따라 세포막에서부터 세포 내부, 특히 세포핵 주변에 집적되는 특성을 보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나노입자는 다양한 세포내 소기관에 영향을 크게 미치지 않으면서 자가포식을 유발해 점차 자체 소멸되는 점이 확인됐다. 한편 전기충격을 통해 세포에 물리적으로 주입된 나노입자는 단일 입자로서 세포내 자유롭게 분포할 수 있는 비율이 높지만, 결국엔 엔도솜에 의해 유입된 나노입자와 유사한 과정을 통해 분해되고 세포독성이 거의 없는 것이 밝혀졌다.
이러한 분해 과정을 보면 산화철 나노입자를 둘러싼 실리카표피가 먼저 분해되고 이후에 산화철 나노입자가 분해되면서 제1철 이온(Fe2+)과 제2철 이온(Fe3+) 형태로 세포내에서 배출된다. 이 과정에서 아스크로브산(비타민 C)을 주입해 제2철 이온(Fe3+)이 제1철 이온(Fe2+)으로 급격하게 환원되는 과정을 유도하면, 하이드록실 라디칼과 같은 활성산소를 생성해 페롭토시스(Ferroptosis)라고 하는 특이적인 세포사멸을 유도하는 점도 확인됐다. 이는 산화철 나노입자나 아스코르브산 단독으로는 생체 적합성이 높아 세포에 커다란 독성이 없지만, 적당한 농도 조합으로 세포에 유입되게 조절하면 특이적으로 세포사멸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기존의 단순 형광이미징 기법으로는 나노입자의 단편적인 세포내 집단적 분포만 분석할 수 있었다. 이번에 도입한 세 가지 고감도 및 초고해상도 분석시스템은 단일 입자 수준에서 세포내 나노입자를 추적함으로써 특정 조건의 세포사멸 등 세포내 변화를 정확히 밝혀낼 수 있었다. 앞으로 이 시스템은 다양한 약물전달용 나노입자의 맞춤형 설계에 대한 최적 조건을 제시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김준기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의공학교실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기술적으로는 세포 내 유입된 나노 입자가 소멸되는 전 과정을 단일 입자 수준에서 정밀하게 분석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할 수 있었다. 통합된 세포 이미징 기술을 활용하면 다양한 나노 입자의 세포내 영향과 운명을 더 정확하게 측정해 의미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 기술은 단순한 기초 나노 과학 연구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조건을 스위치처럼 발생시켜 암세포를 사멸시킬 수 있는 세포치료 기술에 새로운 지견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하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나노과학 및 기술 분야 최고 권위지인 ‘나노 투데이(Nano Today, IF 17.4)’ 최신호에 게재됐으며, 세포내로 유입되는 나노입자와 소멸에 대한 3D 모식 이미지가 나노 투데이 표지로 선정되는 영예를 얻었다.


▲ 그림. 나노입자의 세포 내 거동 분석 기술 개요 및 표지에 실린 나노입자와 소멸에 대한 3D 모식 이미지

※ 김준기 부교수는 2014년부터 우리 병원 융합의학과 및 의공학연구소에 재직 중이다.
현재 융합의학과 부교수로 미세광학, 라만 분광 및 의공학 융합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다양한 광학 기술 기반 연구와 함께, 다수의 국책 과제를 수행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