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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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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공학연구소장 최재순

올해에는 의공학연구소의 심포지엄이 열리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미약한 이 조직의 존재를 바깥 세상에 널리 알리고자 하는 다소 과장된 몸짓의 하나로 시작한 것이었지만, 해가 갈수록 다양한 고민과 또 우리의 내적인 성장이 함께 쌓이고 다져지면서, 어느덧 우리나라 의공학 분야의 돋보이는 최신 지견의 교류와 논의의 장의 하나가 되었고, 해마다 준비에 부담이 있어도 그 보람과 자랑스러움이 기꺼이 새로운 고민을 마다 않게하기 넉넉해 뿌듯하였던 그 자리를 올해에는 아쉽게도 열지 않습니다.


한편으로는 서울아산병원이 만들고 정식으로 환자에게 처음 처방하는 디지털치료제가 탄생하는 기쁨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오래도록 고군분투하고 있는 의료인공지능 기업과 새로운 창의의 기치를 힘 있게 펼치는 디지털헬스케어 스타트업들에게 여전히 짙은 어둠처럼 드리워진 갖은 사회 경제적 난관들을 함께 곁에서 마주하고 있는, 어쩌면 비장하기까지한 안타까움도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개발한 의료로봇을 임상 현장에 첫 실용 시도를 해 보는 기쁨도 있었지만, 새로운 의료기기를 개발하고 임상 실용화를 이루어 내는 과정은 여전히 수많은 복잡한 절차와 규칙, 복잡한 이해관계자들의 오해 아닌 오해나, 갈등 아닌 갈등으로 얽혀 있고, 한편으로 보다 빠르고 합리적인 힘 있는 새로운 논의와 전개가 있음에도 마냥 기뻐 기대할 수만은 없는 복잡다단한 상황에, 하필 올해는 그 마저도 속도를 크게 잃는 난관을 지나고 있습니다.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여 다만 수년 사이에도 전에 없던 새로운 도구와 기술의 활용과 받아들임이 우리 생활 일상에까지도 너무나 자연스럽게 불쑥 일어나 있습니다. 그 이전 십여년의 변화 보다도 빠른 변화를 지난 수년 사이에 본 것 같고, 제 일상의 주변만 돌아보아도 역력하고 완연하여 놀랍습니다. 


다만 잘못된 현상임이 아니라 그 속에 오래고 깊은 억눌림과 비틀림이 있었기에 그 해소와 바른 복원의 길을 찾는 것, 또는 새로운 정상으로의 복귀가 결코 쉽지 않을 것이고 생각보다 길고 어려운 과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전체 시스템은 필요한 전진과 성장을 지속해야한다는 것이라고 여깁니다. 치열한 논의와 그것의 심대한 유익을 당연히 기대하고 기다리지만, 무섭도록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국내외 환경 속에서, 여전히 어려움을 이겨가고 있는 의공학 연구와 의료기기 개발 및 실용화의 다양한 주체들이 부디 강건하게 이 시기를 잘 지날뿐더러 한층 더 높아지고 단단해진 실력으로의 경주가 지속될 수 있도록, 작금의 사태가 어떻게든 빠르게 해결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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