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성 림프부종 예방적 치료를 위한 림프채널시트(LCS) 개발 및 상지 림프부종소동물 모델을 이용한 유효성 검증 논문정보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전재용 교수 연구팀은 PDMS 고분자 물질로 제작한 2차원 구조의 마이크로채널 인공 림프구조물(림프채널시트, LCS)을 개발하고, 절제되는 림프절을 대신하여 림프의 흐름을 지속시키고 림프관신생을 유도하는 것을 소동물 림프부종 질환 모델에서 검증하였다.
이차성 림프부종은 대표적인 암 치료 후 합병증으로 암 치료에서 수행되는 림프절 절제술(lymph node dissection, LND)과 방사선 치료(radiotherapy, RT)로 발생하는 림프순환의 물리적 단절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난치성 순환 장애 질환이다. 특히 주요 사지의 림프액이 모이는 위치에 발생하는 액와부관련 암(유방암; 20~50%)과 서혜부관련 암(여성암; 15~20%, 전립선암) 생존자들이 많이 겪는 것으로 알려 있다. 국내를 포함하여 세계적으로 암 환자 증가와 암 치료 후 생존률의 증가(유방암, 전립선암의 경우 5년 생존율이 95% 이상)로 이 수치들과 밀접하게 관련된 이차성 림프부종 환자들의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가고 있다(그림 1).
암 치료를 1회 이상 겪은 환자들의 숫자가 늘어가는 만큼 암 치료 후 삶의 질의 개선이 암치료에서의 중요한 패러다임이 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사회적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나, 현재 적절한 이차성 림프부종 예방 및 치료기술의 발전이 더디며 효과적인 치료법도 없다(“There's no cure for lymphedema. Treatment focuses on reducing the swelling and preventing complications”, Mayo Clinic의 Lymphedema 설명 중 발췌).
이차성 림프부종 예방 및 치료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적용되는 기술이 림프관 및 림프절 소실에도 림프 흐름을 유지시키면서, 림프관신생(새로운 림프관이 재생하는 것, lymphangiogenesis)에 친화적인 환경을 제공하여 끊어진 림프순환을 회복시킬 수 있어야 한다.
▲ 그림 1. (a) 림프부종 환자의 다리와 팔 (b) 2010년~2021년 림프부종 코드를 발급받은 환자 수 및 2025년 예측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빅데이터 재가공)
이를 위해 여러 소재와 형태의 인공 구조물을 이식하여 림프부종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려는 연구가 선진국을 중심으로 지속해서 이어오고 있으며, 새로운 치료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미국 스탠포드 대학에서 개발한 Biobridge®는 다공성 콜라겐 파이버를 제작하여 이 파이버를 중심으로 림프액의 흐름과 림프관 재생을 유도하는 연구를 진행하였다. 이러한 연구를 토대로 Fibralign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상용화하여 지속적인 제품 개량을 진행하고 있다.
Biobridge는 동물 모델에서 효과를 검증하였으며 임상에서도 어느 정도의 성과를 보였으나, 몇몇 환자에서 예후가 좋지 않거나 림프관신생(lymphangiogenesis)의 효율이 떨어지는 등의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2차원 구조의 미세유체 통로(pathway)를 포함하는 림프 채널 시트(lymphatic channel sheet, LCS)를 제안하여 1차원 구조의 기존 림프 구조물의 한계점을 극복하고, 림프절 절제술과 방사선 조사라는 매우 혹독한 조건에서 림프의 흐름을 보호하고 림프관신생을 유도할 수 있는지 확인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소동물 상지에서 절제되는 상완림프절(brachial lymph nodes)의 위치에 LCS를 이식하고 다양한 분석 방법을 통해 림프부종 자체의 완화 효과와 실제로 림프의 흐름 재생, 림프관신생이 일어났는지를 확인하였다(그림 2).
부종검사에서는 대조군(LCS를 이식하지 않은 그룹)에 비하여 수술과 방사선 조사 이후 부종 자체가 적게 발생하였으며, 전체 추적조사 기간(8주)동안 거의 정상치로 회복하는 것을 확인하였다(그림 3). 림프 검사용 조영제를 이용한 해부학적인 방법과 인도시아닌그린(ICG) 형광 림프조영술(ICG lymphangiography)을 이용한 중재적 방법을 통한 검사에서는 림프액의 흐름이 이식된 LCS를 통해 성공적으로 근위부까지 이동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반면에 대조군은 림프의 흐름이 림프절이 절제된 부위에서 끊어져 근위부로 이동하지 못하고 저류됨을 확인하였다. 이를 통해 림프절 절제술과 방사선 조사가 있음에도 LCS의 이식은 림프의 흐름을 지속적으로 보호하는 것으로 확인하였다.
마지막으로 이식한 LCS를 적출하여 채널 내부에 조직을 검사하고 이를 통해 림프관신생을 돕는 스캐폴드(scaffold) 역할을 수행하는지 조사하였다. 8주의 추적조사 이후 적출된 LCS 내부 통로에서 새로운 미세 혈관 (CD31)과 림프관(LYVE-1, D2-40)이 성장되어 있는 것을 면역화학염색검사를 통해 확인하였다. 이러한 미시적인 분석을 통해 LCS가 림프관신생을 유도하는 림프 스캐폴드의 역할을 수행하며 이를 통해 림프의 흐름을 지속시키는 것을 확인하였다.
LCS는 이차원의 평면구조를 하고 있어 1차원 통로형태의 기존 인공 구조물 대비 비교적 이식 시술이 간편하면서도 림프절 절제와 방사선 치료에 의해 유발되는 이차성 림프부종에 대해 뛰어난 예방 및 치료 효과가 있음을 동물실험을 통해 증명하였다(Bioengineering & Translational Medicine, e10371, 2022). LCS가 이식된 부위의 림프 흐름은 정상적인 림프 흐름과 비교하여 LCS만 제거된 림프절을 대신하고 있을 뿐 동일한 모습을 보였으며, 주변 조직의 거부반응이나 염증반응도 일어나지 않았다(그림 4).
현재 다양한 종류의 고분자 물질과 구조를 제작하여 예방 및 치료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LCS를 제작하고 있으며, 안정성 및 유효성 평가를 통해 임상에도 적용하여 암 치료에서 활용될 수 있는 새로운 림프부종 기술로의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 그림 2. 대조군(Resection limb)과 LCS이식군(LCS limb)의 8주간의 부종 부피 추적 조사
▲ 그림 3. LCS의 효용성을 검증하기 위한 다양한 분석법
▲ 그림 4. 정상 상지의 림프 흐름과 LCS 이식 상지의 림프 흐름 비교
본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 사업 “암 수술 후 발생하는 이차성 림프부종 치료를 위한 림프 그래프트 연구”(No. NRF-2019R1A2C1009055), 기본연구 사업 “이차성 림프부종 중재 치료를 위한 광학적 림프 순환 조절 기술 개발“(No. NRF- 2021R1F1A1056527)의 지원으로 진행되었다.
본 연구는 의공학 및 생체재료 분야에 저명한 국제 학술지인 Bioengineering & Translational Medicine (IF: 10.684)에 2022년 7월 5일에 게재되었다.
※ 전재용 교수는 2012년부터 우리 병원 재활의학과, 의공학연구소 중재의학연구개발센터 및 암병원 암환자라이프케어센터 책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현재 울산대학교 재활의학과 교수로 림프질환 연구 및 암재활 연구에 매진하고 있으며, 국책과제 수행을 통해 아직까지 미지의 영역인 림프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림프질환 환자의 효과적인 치료/진단 기술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