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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의학의 역할은 감염병과 싸우는 전사용 ‘무기’ 개발"
코로나 시국 감염병 차단 장비 개발나선 김남국 교수팀
의료현장 의료진 요구 수용…코로나 치료 조력자 역할
April 07, 2020
▲ 융합의학과 김남국 교수
"지금은 코로나19 사태로 전시상황이죠. 기존 연구는 잠시 접고 코로나 감염 차단을 위한 다양한 장비를 내놓는게 해야할 일이라고 봅니다."
최근 연구실에서 만난 서울아산병원 김남국 교수(융합의학과)는 코로나 시국에서 기존의 연구는 잠시 접고 코로나 감염 차단을 위한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3D프린팅 활용 맞춤형 의료기기 연구는 물론 인공지능 등 바이오헬스 분야에서 임상의사들과 연구를 추진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기존 연구는 잠시 멈추고 코로나 체재로 전환, 당장 의료현장에 시급한 보호장구를 만드느라 하루가 짧다.
최근 김남국 교수팀이 가장 열중하는 것은 의료진 맞춤형 마스크. 코로나19 확진 환자를 직접 대면해 진료해야하는 의료진에게는 착용감이 높으면서도 감염을 차단할 수 있는 마스크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착용감을 위해 각자 의료진 얼굴에 맞는 마스크를 제작하기 위해 3D프린팅 기법을 적용했다.
김남국 교수는 "의료진별 맞춤형 마스크는 의료진들의 요구가 높다"며 "비용 부담이 없으면서도 감염을 차단하기위해 헤파필터 교환과 소독이 가능해야한다"고 전했다.
그는 "맞춤형 마스크는 의료진의 피드백을 통해 디자인을 계속해서 개선하고 있다"며 "의료진이 코로나19 전쟁에서 싸워 이길수 있는 무기를 만들어주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선별진료소에서 주로 사용하는 얼굴 가림판(아이프로텍터)은 일선 병원에서 반응이 뜨겁다. 비말 감염을 차단하기 위한 보호장구로 일회용으로 사용하는 만큼 비용까지 신경썼다.
▲ 의료진의 손이 얼굴에 가면 경고음을 주는 시스템(상), 의료진의 얼굴을 비말감염으로 보호해주는 아이프로텍터(하단 좌), 3D프린터로 만든 맞춤형 마스크(하단 우)
얼굴을 가려주는 가림판은 OHP필름으로 원가는 100원이 채 안되고, 가림판을 끼워서 사용하는 프레임은 약 2천원선으로 단가를 낮을 수 있었다.
서울아산병원 출입구에 비치한 손소독제에도 그의 노력이 배어있다.
기존 손소독제는 수동으로 눌러야 세정액이 나오는 방식으로 이과정에서 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 병원 측은 자동으로 세정액이 나오는 장비를 찾았지만 현장에 도입하기에는 아쉬운 점이 많았다.
가령, 늘 붐비는 서울아산병원 출입구를 감안할 때 기존에 자동 손소독제 반응속도는 턱없이 부족했다. 반응속도는 빠르고 저렴한 손소독제 장치가 필요했다. 김남국 교수팀은 즉각 개발에 돌입해 의료현장에서 당장 사용할 수 있는 비접촉식 손소독제 장치를 개발해냈다.
김남국 교수는 "감염내과 교수들의 요구로 개발에 착수했다"며 "시중보다 훨씬 저렴하고 반응속도가 짧은 장치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다른 병원에서도 관심을 보여 누구든 제작할 수 있도록 설계도와 필요한 부품을 모두 공개했다"며 "코로나 시국에 무엇이든 부족한 상황이라 뭐든 공유해야한다"고 했다.
김남국 교수팀이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장치는 코로나19환자 중환자실에 비치할 벤틀레이터 작동 로봇.
코로나 환자가 입원한 격리병동에는 한번이라도 출입하려면 방호복을 입고 벗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게다가 벤틀레이터 버튼 하나만 누르고 나왔더라도 방호복은 폐기처분해야 하다보니 의료진들은 효율성 측면에서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남국 교수팀은 이같은 의료진의 의견을 모아 격리병실에 출입하지 않고 외부에서 벤틸레이터를 작동할 수 있는 로봇을 개발 중이다.
또한 의료진 감염 관리차원에서 진료실에서 얼굴을 만질 때마다 경고음을 들려주는 장치도 만들었다. 중증 코로나환자를 치료하는 고도격리 음압병실에서 의료진이 무의식 중에 얼굴을 손으로 만지면 감염 위험이 높아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장치다.
이 장치는 CCTV를 통해 환자의 손이 닿는 위치를 기억해두었다가 의료진의 손이 동일한 위치에 닿았을 때 경고음으로 알려주는 시스템.
김남국 교수는 "의료진이 환자 진료과정에서 감염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이 또한 고도격리 음압병실 의료진들의 요청에 의해 개발에 나선 것"이라고 전했다.
김남국 교수팀은 평소 미세먼지와 암발생률의 상관관계를 연구를 기반으로 최근 지역별 코로나19 확진현황을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 4일후 코로나 확진환자 현황을 미리 예측해주는 프로그램
김 교수팀이 개발한 프로그램은 4일 이후의 확진자 증감현황을 예측해준다. 일명 'RT프로젝트'로 칭하는 이 프로그램의 예측 정확도는 약 75%. WHO와 질병관리본부가 매일 발표하는 자료를 기반으로 분석데이터를 만들었다.
김 교수는 "평소 해왔던 연구를 코로나19에 적용하면 한국은 물론 전세계에 도움이되는 자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며 "우리팀의 정체성은 현실적인 문제를 풀어나가는데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구도 좋지만 사회가 필요로 할 때 솔루션을 갖고 있어야한다"며 "코로나19처럼 인류사적인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특히 그렇다"고 덧붙였다.
기사출처 : "융합의학의 역할은 감염병과 싸우는 전사용 ‘무기’ 개발"
메디컬타임즈 이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