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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중호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가 중이염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흔히 발생하는 중이염은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오랫동안 방치하면 청력이 떨어질 수 있고, 심한 경우 언어발달 장애와 같은 심각한 후유증까지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고막 안쪽에 생기는 중이염 등 중이 질환을 검이경(귀내시경)으로 짧은 시간 내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은 생각보다 까다롭다. 이비인후과 전문의 진단율이 약 73%라는 연구 결과가 있을 정도인데, 최근 딥러닝 기술 기반 인공지능(AI)가 중이염 등 중이 질환을 정확하게 진단해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안중호·의공학연구소 권지훈 교수팀은 약 6630장의 검이경 검사 사진을 활용해 귀의 중이 질환을 진단해내는 AI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실제로 적용한 결과 95% 이상 진단 정확도를 보였다고 26일 밝혔다.

특히 연구팀은 AI 알고리즘에 다중 분류 시스템 개념을 도입해 AI가 여러 개의 중이 질환을 함께 진단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까지 중이 질환을 진단하는 AI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돼왔지만 여러 중이 질환을 동시에 진단해낼 수 있는 AI 기술은 없었다. 예를 들어 중이염에 고막염까지 같이 생긴 경우 둘 다 함께 진단하지 못했다.

어린 환아들은 귀 전문의가 있는 이비인후과가 아닌 소아과에서 진찰을 받기도 하고 성인의 경우 가정의학과를 먼저 찾기도 하는데, 여러 중이 질환을 함께 진단해낼 수 있는 AI를 활용하면 앞으로 진단 정확도를 더욱 높여 더 많은 환자들이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안중호·의공학연구소 권지훈 교수팀은 2018년 1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검이경 검사를 받은 환자들의 6630장 검사 사진을 활용해 중이 질환을 진단하는 AI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AI가 1차로 만성 중이염·삼출성 중이염 여부를 진단하고 2차로 중이염 환자에게서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진주종·고막염·진균증을 함께 진단할 수 있게 검사 사진을 학습시켰다.

이후 실제로 진단 정확도를 측정한 결과 중이염은 약 95% 정확도로 진단해냈으며 다른 질환들의 진단 정확도도 96~98%인 것으로 나타났다.

권지훈 서울아산병원 의공학연구소 교수는 “중이 질환을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 지금까지 연구된 AI들은 한 개 질환에 대한 진단밖에 할 수 없었지만 이번 연구는 발전된 학습 시스템을 통해 AI가 여러 질환을 한 번에 진단할 수 있어 추가 연구를 통해 실제 임상 현장에서도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안중호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특히 어린 아이들은 검이경으로 귀 검사를 하는 것이 쉽지 않아 아주 숙련된 귀 분야 전문의가 아니면 중이 질환을 놓칠 수 있다. AI를 활용해 진단 정확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나아가 AI를 활용해 환자들이 스마트폰으로 중이 질환 여부를 스스로 확인하고 병원에 가야 할 필요성을 쉽게 판단할 수 있게 되는 것을 목표로 지속적으로 추가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최근 게재됐다.

기사출처 : 놓치기 쉬운 중이염, AI로 진단 정확도 높인다

 

라포르시안 정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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